: 원본·잔혹 동화-갈리우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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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블로그>/원본 잔혹 동화

원본·잔혹 동화-갈리우소 이야기

by wlsdl3284 2019.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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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잔혹 동화- 갈리우소 이야기


옛 나폴리에 한 비참한 노인이 살고 있었는데, 키가 크고 야위고 너덜너덜한 누더기를 걸치고 주름지고 쇠약하여, 마치 벼룩처럼 헐벗은 모습으로 주변을 돌아다니곤 했다.


그는 자신의 생명 주머니가 바닥나자 두 아들 오라치엘로와 피포를 불러 이렇게 말했다. 


"내가 자연에 진 빚을 갚으러 떠날 때가 왔구나 아들들아, 이제 이 시련의 세상과 고난의 돼지우리를 벗어난다니 더없이 행복하다. 하지만 너희를 *산타 키아라처럼 무일푼으로 남겨두고, 거지들이 득시글거리는 멜리토의 오거리에 방치한 채 옷 한 벌도 남겨주지 못하고 터럭 한 올 없는 이발소의 세면대처럼 아무것도 남겨주지 못하는게 마음에 걸린다. 하지만 너희들에게 단 하나라도 남겨주고 싶구나.

장남인 오라치엘로야 너는 저 벽에 걸려 있는 체를 가져라. 저것으로 입에 풀칠은 할수 있을게다. 그리고 막내 피포야 너는 저 고양이를 가져라."


그렇게 노인과 두 아들은 그날 밤새 서럽게 울었고, 노인은 마지막 힘을 내어 말했다.

"잘 있거라. 밤이 왔구나...." 그리고는 눈을 감았다.


아버지가 죽은 후 장남 오라치엘로는 적선을 받아 장례를 치른 후 여기저기로 체를 치러 다녔고,

체를 많이 칠수록 돈이 많이 벌었다.


그에 반해 피포는 바위에 걸터앉고 한탄을 하기 시작했다. "내 하나가진 입도 먹기힘든데 고양이 입까지 챙겨야 하다니 이딴 유산이 세상에 어딨지? 차라리 주지라도 말지"


옆에서 그 말을 듣고 있던 고양이가 말했다. "한탄 할 필요가 없어요. 당신의 최고의 행운아니까

난 당신을 부자로 만들수 있으니 빨리 일을 진행해야 겠군요."


피포는 고양이의 말을 듣고 그때부터 고양이를 신뢰하기 시작했다.




그날로 고양이는 키아야 해변에 들러 매일매일 커다란 금붕어를 잡아다 왕에게 바치기 시작했다.

"높고 지엄하신 전하의 종이자 저의 주인인 *갈리우소가 이 물고기를  전하께 보내면 '위대한 전하께 보잘것없는 선물'이라고 감히 인사를 드리옵나이다."


"너의 주인에게 가서 고맙다고 전하라." 왕은 부드러운 미소로 답했고, 그 뒤로도 고양이는 꿩이나 들오리등을 왕에게 갖다 바쳤다.


"내가 너의 주인 갈리우스에게 큰 신세를 졌구나. 내가 그의 얼굴을 보고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은데.."


"왕이시여, 왕이 원하신다면 태양이 들녘의 짚더미에 빛을 비추는 내일 아침에 저의 주인은 전하의 뜻을 받들기 위해 전하 앞에 서 있을 겁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이 와도 주인 갈리우소는 나타나지 않았고, 고양이는 왕에게 무릎을 꿇고 말했다.

"왕이시여 용서하소서 어젯밤 저의 주인 갈리우소 영주의 하인 중 하나가 영주의 모든 옷을 가지고 도망가 옷이 하나도 없기에 왕에게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의상 담당관을 불러 왕의 의복 몇 벌을 보내라 명했다.


몇 시간 후 갈리우소가 왕궁에 도착하자 왕은 치하의 말을 하면서 그를 옆자리에 앉혔고, 산해진미를 먹였다.


하지만 갈리우소는 평생 가난하게 살았기에, 누더기옷과 작은 레몬 하나만을 바라면서 고양이를 귀찮게 했고, 고양이는 왕과 따로 남아 그가 로마 인근 캄파니아와 롬바르디아의 여러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고 거짓말했고, 공주의 배필이 될정도로 가치 있는 사람이라 말했다.


"저희 갈리우소 영주의 재물은 너무 많아 셀 수 도 없고, 그 끝 없음이 바다와 같습니다. 왕께서 신뢰하시는 부하 몇명만 내려주시면 제가 입증해드리겠습니다."


왕은 지체없이 신뢰하는 부하들을 딸려보냈고, 고양이의 지휘에 따라 길을 걷기 시작했다. 고양이는 밥을 준비해야한다고 한발 앞서 가겠다 말하고 왕궁에서 나가자 마자 쏜살같이 달려나가 만나는 가축의 목동과 관리인에게 도적떼가 곧 이곳을 휩쓸것이니 자기의 재산을 지키고 싶다면 이 모든 것이 갈리우소의 것이라 말하라고 했다.





왕의 부하들은 물어볼때마다 들려오는 같은 대답에 지쳤고, 왕에게 그의 재물의 양은 기적 중에 기적이라 평했다.


그리고 한달 뒤 갈리우소는 공주와 결혼을 하게 되고, 갈리우소는 이 모든 공이 고양이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하며 자신의 삶과 행복과 지위는 모두 고양이에게 빚진것이라 말했다.


그리고는 만약 고양이가 죽게 된다면 황금 항아리에 넣고 그 항아리를 자기 방에 보관함으로써 고양이의 은혜를 항상 기억하겠다며 말했다.


고양이는 이 말을 시험해볼겸 정원에서 죽은 척 축 늘어져 있었고, 공주가 이를 발견하고 갈리우소에게  소리쳤다.

"여보 큰일 났어요. 고양이가 죽었어요"


갈리우소는 뭔 큰 일이라는 표정으로 심드렁하게 말했다.

"고양이와 함께 액운도 다 사라졌으면.. 시체는 밖에다 그냥 던져버리라고 시켜"


그러자 이말을 들은 고양이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격노해서 소리쳤다.

"이런 인간쓰레기 같은  놈 거렁뱅이같은 너를 누가 지금의 자리까지 만들어 놨는데...!!

내가 지금 까지 너를 위해 한 일들이 한탄스럽고 후회된다. 이런 놈을 위해...."


그리고 창문을 타고 나가기 전 뒤돌아 보지 않고 한마디 더붙혔다고 한다.


"신이 그대를 빈자가 된 부자와 부자가 된 빈자로부터 보호하시길."





*산타 키아라는 현재 나폴리에 있는 성당의 이름이다.

*아들의 이름이 피포에서 갈리우소로 바뀌는데, 이 책에서 몇번 나오는 흔한 실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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