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잔혹 동화- 살가죽이 벗겨진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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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블로그>/원본 잔혹 동화

원본·잔혹 동화- 살가죽이 벗겨진 여자

by wlsdl3284 2019.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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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잔혹 동화-살가죽이 벗겨진 여자


로카포르테 왕궁 맞은편 정원에는 세상 피조물 중에서 가장 흉측한 몰골의 두 노파가 앉아있었다.


헝클어진 머리카락, 주름진 이마, 쭈글쭈글하고 누런 피부, 붉게 충혈되고 축축한 눈, 침이 흐르는 찌그러진 입, 등은 곱사등이에다 팔은 오그라들었고, 동물의 갈라진 발굽처럼 생긴 발은 절뚝거렸다.


그래서 그들은 추한 모습이 햇빛에 스쳐 드러나기라도 할까봐 왕의 침실 창문 밑 지하 방에 틀어박혀 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 만큼은 그 어떤 여인만큼이나 아름다웠다.  그녀들은 왕이 위층에서 시끄럽게 할때 마다 불같이 화를 내며 구시렁구시렁 거렸다.


하지만 이런 말소리를 우연히 듣게 된 왕은 그 목소리에 매료되어 마치 꽃이 살고 있다고 생각할정도였다.


점점 그 실체를 확인해보고싶던 왕은 아래에 대고 열렬한 구애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귀를 막고 짜증을 내던 노파들도 점점 기고만장해 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둘은 곧 머리를 맞대고 상의를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긴 토론이 끝난 뒤 노파들은 

왕이 또 구애를 하고 있을때 목소리를 더 아름답게 내며 말했다.


"여드레 후에 한쪽 손에 한손가락정도만 보여드릴게요" 이 말을 들은 왕은 너무나 감격해서 

그 날이 올때까지 하루하루 매분 매초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한편 노파들은 그 날 이후로 계속해서 자신의 손가락을 빨기 시작했다. 마치 당밀을 손에 엎지른 약사처럼.....




이윽고 약속한 시간이 되자 왕은 발을 동동구르며 노파들이 손가락을 보여주기만을 기다렸고,

시간이 지나 정원 문 앞에서 손가락 하나가 톡 튀어나왔다. 왕은 아름다운 손가락에 눈이 돌아갔고, 구애의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오 달콤함의 저장고여, 붉은색으로 쓴 기쁨의 규정이여, 모든 사랑의 특권을 기록한 증서여, 그래서 나는 고통의 창고요, 고뇌의 가게요, 고문의 세관이라! 그대는 이토록 냉혹하고 잔인하게 나의 하소연에 조금의 동정심도 느끼지 않으니, 이게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오, 나의 아름다운 연인이여, 이 구멍으로 그대의 손가락을 보여주었으니 이번엔 입술을 거기에 댄다면 우리 행복의 젤리를 맛볼 수 있으리."


그말에 노파가 대답했다.


"오 전하. 저 같은 아랫것에게 스스로 낮추려 하시다니. 소인은 감히 위대한 왕의 뜻을 거스릴 수 없고, 거슬러서도 안 되고 거스를 마음도 없나이다. 다만 간청하옵건대, 소인에 대한 애정의 표시로서 부디한밤에 전하의 침실에 촛불 하나 없이 들 수 있도록 허해주시옵소서. 알몸이 보이는 것을 도저히 견딜 수 없기에 그러하옵니다."


이 말에 너무 좋아 입을 다물지도 못한 왕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청을 기꺼이 들어주겠다고 맹새하고 돌아갔다.


왕은 밤이 깊자 전신에 향수를 뿌리고 침대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그 강한 향때문에 노파의 악취를 맡지 못했다. 하지만 곧 왕은 깨달았는데, 그녀의 몸이 미라처럼 말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침착하게 노파가 잠들때까지 입을 다물었고, 그녀가 잠들자 작은 등으로 그녀의 얼굴을 확인했다.


그가 상상하던 미의 여신 비너스는 온데간데 없고 무섭고 끔찍한 메두사가 누워있었다.

이에 눈이 돌아가고 입에 거품을 문 왕은 고래고래 소리를 치며 신하들을 불러모아 그녀를 창밖으로 던져버리라고했다.


노파는 신하들을 깨물며 반항하다 결국 창밖으로 던져졌고, 떨어지던 그녀는 머리카락이 무화과나무에 걸리면서 기적적으로 살수 있었다.


마침 그쪽을 지나가던 요정들은 우스꽝스러운 그녀의 모습에 깔깔 웃고 그 보답으로 그녀를 누구보다 아름답게 바꿔주었고, 그녀가 어떻게 죽었나 창밖으로 내다 본 왕은 엄청난 미녀를 보고 이번에는 당장 구해오라고 소리쳤다.


왕은 그녀를 보고 진심으로 사죄를 빌며 구애했고, 그에 마음이 움직인 그녀는 그와 결혼을 했다. 왕비가 된 그녀는 결혼식에 그녀의 여동생을 초대했고, 긴 설득끝에 그녀의 여동생을 그녀와 마주하게 되었다.


"어떻게 된거야..언니?"

"음.. 우선 배불리 먹고나서 이야기 하자" 

그녀의 여동생은 최고의 만찬을 먹었지만 모두 쓴맛뿐이었고, 다시 그녀의 옷자락을 잡아댕겼다.


"어떻게 된거야...재발 알려줘....!!"

"조용히해... 시간은 많아 내가 도와줄게 우선은 먹자 응?"

우연히 그말을 들은 왕은 부인에게 동생이 무엇을 원하는지 물었고, 우물쭈물 하던 그녀는 사탕과자라고 답했다.


왕은 곧 사탕과자를 비롯한 단 과자란 과자는 모두 대령했지만, 그녀의 동생은 계속해서 그녀의 옷자락을 잡아댕기며 집요하게 물어봤고, 그에 슬슬 짜증이 난 그녀는 동생을 보고는 날카롭게 외쳤다.


"살가죽을 벗겼어"

".....고마워 언니 똑똑히 들었어 하지만 말이야.. 나도 젊어지면 내 밥그릇은 단 한방울도 한톨도 뺏기지 않고 고스란히 챙길거니까.."

파티 중간에 이발을 하러 간다고 빠져나온 그녀는 이발사에게 자신의 전재산인 50두카트를 주며 자신의 살가죽을 벗기라고 말했다.


이발사는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점점 무섭게 압박하는 그녀와 '손님은 왕이다'란  말에 따라 결국 살가죽을 벗기기 시작했고, 그녀의 배꼽까지 살가죽을 벗겼을 때, 그녀의 숨은 이미 꺼지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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